COVID-19 이후, 오피스에서 사라진 것들을 그리워하며
COVID-19는 2019년 12월 1일 중국 후베이성 우한 시에서 발견되었다. 2019년 12월 2일에 최초 감염보고가 있은 후, 9개월만에 전 세계 인구 100만명이 사망하였다. 세계는 이 엄청난 상황에 대해 빠르게 적응해 나갔다. 한국이라는 조그만 나라도, 이 안에서 조그맣게 자리 잡은 내 조그만 오피스에도 말이다.
2020년 5월이 되자, 오피스는 더 이상 COVID-19를 모른척할 수 없었다. 감염증은 이미 우리 안으로 깊숙이 들어왔다. 그 4개월 동안 오피스는 지난 4년간 겪은 것보다 더 충격적인 변화들을 겪으며 달라졌다.
이 책은 내가 오피스 인으로 활동한 23년간 중 가장 큰 적응력을 필요로 했던 시간들의 기록이다. 오피스는 COVID-19를 만나고, 알게 되고, 진하게 휩쓸리고, 결국은 친해지면서 많은 것들을 잃어버렸다. 근무 중 옆 자리 동료와의 일상적인 대화를 나누는 티타임이 사라졌다. 오피스 탕비실에서의 우연한 만남과 수다도 사라져갔다. 기나긴 오피스의 하루를, 피로함을 반으로 뚝 잘라줬던 동료와의 즐거운 점심식사 탐험도 없어졌다. 그리고 무엇보다, 퇴근 후 동료와의 정겨운 술자리의 부재는 오피스의 문화를 완전히 바꾸었다.
이제 오피스는 동료와의 업무공간이 아니게 되었다. 업무는 집에서도 가능했고, 길 위에서, 이동하면서도 가능했다. 오피스는 마치 플랫폼처럼, 꼭 필수적인 무언가를 처리할 때만 들르게 되는 동사무소의 민원창구 같은 곳이 되었다.
더 이상 미팅은 손과 손을 맞잡고 흔들며 악수하고 체온을 느끼는 그런 형식이 아니게 되었다. 대신 자신의 책상 앞에 홀로 앉아 모니터 안의 화상을 들여다보며 가느다란 이어폰으로 듣고 말하는 그런 형식, 거기에서는 더 이상 온기를 느끼기 어렵게 되었다. COVID-19를 만나기 이전과 이후 우리의 오피스는 완전히 다른 공간이 되었다.
가장 극심한 변화와 적응을 겪었던 지난 5월과 9월 사이의 일들을 기록한 다이어리 한 귀퉁이의 메모들을 모아 엮어보기로 했다. 몇 년 전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던 드라마 <응답하라> 시리즈처럼 지나간 추억으로 돌이켜볼 수 있었더라면 더 좋았겠지만, 아쉽게도 여전히 이 감염증은 우리 곁에 남아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기록이 언젠가 흘러간 추억이 될 수 있었으면 하는 바람으로 책을 쓰기 시작했다. “그땐 그랬었지~”하는 그 날이 오기를 고대한 마음으로...
춤추는별collective리더. Life Awakener Artist. writer. Creator입니다. 본업은 RN. Ph.D SW 기반의 행정가로 활동 중인 25년차 커리어우먼이기도 합니다.
매일의 평범한 일상을 글과 말로 표현하며 주변의 사람들이 자신의 인생을 개별적이면서도 고유하게 하나의 예술로 재해석하는 일을 돕습니다. 많은 이들이 자기 앞에 놓인 각자의 아티스트웨이로 아름답게 나아갈 수 있도록 지혜로운 안내자이자 따뜻한 동반자가 되어주고 싶은 미션을 품고 있습니다.
<춤추는별 TV>와 <춤추는별 상점>, <춤추는별 책방>과 <춤추는별 샬롱>, 오디오클립, 팟빵, 브런치 등 다수 채널에서 활동 중입니다.